출발 1분 전

오늘은 서울에서 대학 동문 모임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열흘 전 미리 예매해 둔 평창발 서울행 KTX 표가 든든하게 느껴졌습니다.
늘 그렇듯이 아내가 평창역까지 차로 데려다주었습니다.
차 안에서 저는 습관처럼 핸드폰을 주머니에서 꺼내 기어박스 옆 포켓에 넣었습니다.
유튜브를 보거나 음악을 듣기에 편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늦게 출발했습니다. ‘약간 빠듯하다’는 불안이 마음 한구석에 있긴 했지만, 시간상으로는 여유가 있었습니다.
출발 5분 전, 평창역에 도착했습니다.
차에서 내리고 아내는 곧장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모든 것이 평소처럼 자연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역사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번개처럼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핸드폰!”

기어박스 옆 포켓에 넣어둔 핸드폰을 그대로 두고 내린 것이었습니다.
차를 잡으려 뛰어나갔지만 이미 보이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승차권이 핸드폰 앱 안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 없이는 열차에 오를 수 없다는 생각에 심장이 요동쳤습니다.

서둘러 역무실로 달려갔습니다.
출발까지 3분 남았습니다.
숨을 몰아쉬며 사정을 설명하자, 역무원은 제 이름과 생년월일을 확인한 뒤 곧바로 인쇄된 승차권을 내주었습니다.
시계를 보니 이제 1분 남짓 남아 있었습니다.
저는 다시 플랫폼으로 달렸습니다.
역무 관리자분께서 함께 뛰어주셨습니다.
그분이 동행해 주시는 모습에 왠지 모를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혹시 이분이 출발을 조금 늦춰주실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스쳤습니다.

플랫폼에 도착했을 때, 다행히 열차는 아직 떠나지 않았습니다.
승객들이 마지막으로 탑승하는 중이었습니다.

기차에 앉아 숨을 고르며 창밖을 바라 보았습니다.
‘늘 하던 습관 하나가 이렇게 큰 변수를 만들 수도 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서울행 KTX는 천천히 출발했습니다.
저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핸드폰이 아닌 창밖의 가을 풍경을 바라보았습니다.

위 평창역 사진은 아래 사이트에서 가져 왔습니다. 평창역에 대해서 잘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평창여행의 시작 KTX 평창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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