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는 단순히 웃음을 유도하는 허황된 모험 이야기로 읽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훨씬 더 깊은 사회 비판과 풍자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르반테스(1547.9.29~1616.4.23)가 살았던 시기의 스페인은 코르테스와 피사로 등의 정복을 통해 멕시코를 비롯한 남미 대륙에서 막대한 양의 은을 들여오며 부를 축적했습니다. 하지만 그 부는 스페인 왕이 벌인 수많은 전쟁 비용으로 소모되어 버렸습니다. 그 전쟁들은 아마도 카톨릭 순혈주의를 지키기 위한 명분 아래 진행되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배경을 놓고 보면, 세르반테스는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끊임없이 싸움을 벌이는 스페인 왕을 돈키호테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 유튜브에서 제시된 해석을 접하며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고, 개인적으로도 그 견해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 생각을 더 보태보고 싶습니다. 저는 돈키호테의 시종인 산초 판자가 당시의 스페인 국민을 상징하는 인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는 전적으로 개인적인 해석입니다. 문학 작품은 독자마다 서로 다른 의미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산초 판자는 돈키호테가 엉뚱한 행동을 할 때마다 그것이 잘못되었음을 조목조목 설명합니다. 그러나 결국 그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사건에 휘말리거나 방조하게 됩니다. 심지어 낭패를 겪은 이후에도 ‘섬의 왕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다시 따라나섭니다.
현실에서 스페인 국민이 왕의 전쟁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세르반테스는 이 작품을 통해 왕과 국민 모두를 향한 비판을 던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돈키호테는 단순한 풍자 소설을 넘어, 한 시대의 모순을 담아낸 날카로운 거울일지도 모릅니다.